산울림 소극장 개관 30주년 기념작

손봉숙의 모노드라마

<챙!>

어느 교향악단의 심벌즈 연주자 이야기

2015. 9. 1 ~ 9. 20

월화목금 8시 / 수토일 3시

산울림소극장

이강백 작 / 임영웅 연출 / 손봉숙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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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챙' 모노드라마로 재탄생

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5.08.26. 17:07

한국 연극계의 거장 임영웅 연출과 알레고리의 대가 이강백 작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챙!'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서울 서교동 산울림 소극장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모노드라마로 재탄생했다.

'챙!'은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타악기 중 하나인 심벌즈가 내는 소리다. 오케스트라 연주곡에서 가장 비중이 작은 악기다. 심벌즈 주자는 한 곡이 진행되는 동안 겨우 한번을 치고 무대에서 내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연주해야 할 순간에 제대로 소리를 냈을 때 음악의 절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 연습 중이던 임영웅 연출은 "우리 사회에서 주목받는 사람만 존재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함께하는 작업에서는 아주 조그만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없으면 진행이 안 된다"며 "심벌즈는 그런 사람들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임 연출은 극단 산울림의 대표이자 산울림 소극장의 설립자다. 부조리 연극의 대표작인 사뮤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국내 초연, 세계 각국에 초청되며 한국 연극의 지평을 넓힌 거목이다.

연극은 비행기 사고로 실종된 서울 그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심벌즈 연주자 함석진의 인생얘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주인공인 함석진은 무대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아내 이자림이 교향악단 지휘자와 단원들이 모두 모인 추모의 자리에서 그를 만난 시점부터 회상할 뿐이다. 함석진의 죽음과 실종을 극적으로 표현하거나 과장된 슬픔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다만 그와 관련된 일상을 되짚어 보며 이별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그를 추억한다. 이 과정에서 침묵 속에서도 큰 울림을 주는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임 연출은 "심벌즈 주자는 자신이 연주하지 않는 순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침묵으로 함께 연주한다"며 "어떤 작은 역할도 결정적인 순간에 음악을 살리는 심벌즈처럼 소중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인극으로 초연했으나 이번에는 모노드라마로 바꿔 관객과 더 가깝게 호흡한다. 이해랑 연극상, 백상예술대상 연기상 수상으로 연기력을 입증받은 배우 손봉숙이 이자림 역을 맡아 홀로 무대에 선다. 공연은 오는 9월 1일부터 20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3만~4만원. (02)334-5915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